'황제' 우즈, 기적 같은 부활…'K골프 자존심' 지킨 3관왕 고진영

입력 2021-12-30 18:00   수정 2022-01-29 00:01


코로나19의 혼란 속에서도 희망은 싹텄다. 선수 생명이 끝나는 줄 알았던 타이거 우즈(46·미국)는 다시 일어나 클럽을 휘둘렀다. 51세의 노장 필 미컬슨(미국)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며 5060세대에 희망을 전했다. 침체된 한국 여자골프에선 고진영(26)이 대역전극을 앞세워 3년 연속 상금왕을 제패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2021년 국내외 골프계를 수놓은 10대 뉴스를 추렸다.

(1) ‘황제’의 사고와 드라마 같은 복귀

올해 골프계는 우즈의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으로 출발했다.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우즈는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고 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다. 오른 다리에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한 그의 선수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황제는 강했다. 허리 수술만 다섯 번 받은 그는 이번에도 일어났다. 이달 중순 열린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함께 출전했고 날카로운 샷감을 과시했다. 우즈는 “아직 (정상적인 몸 상태까지) 절반도 오지 못했다”고 했지만 황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 고진영, 한국인 최초 상금왕 3연패

고진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주요 타이틀을 독식하며 한국 여자골프의 자존심을 지켰다. 시즌 내내 넬리 코다(23·미국)와 엎치락뒤치락했던 그는 11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일에 9언더파를 몰아쳐 시즌 5승에 성공했다. 상금왕, 올해의 선수, 다승 등 3관왕에 오르며 한국인 최초로 LPGA투어 상금왕 3연패와 올해의 선수 두 번째 수상 기록을 세웠다.

(3) 한국 선수 LPGA투어 통산 200승

한국 선수들은 통산 200승을 합작했다. 200번째 우승은 10월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고진영이 달성했다. 고진영은 연장전에서 임희정(21)을 버디로 누르고 우승했다. 1988년 3월 고(故)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 클래식 우승으로 초석을 다진 뒤 48명의 선수가 33년에 걸쳐 합작한 대기록이다. 박세리(44)가 25승을 거둬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박인비(33)가 21승, 김세영(28)은 12승을 보탰다. 신지애(33)와 고진영이 각각 11승을 거둬 뒤를 이었다.

(4) 한국, LPGA 최다승국 자리 내줘

국내 골프계가 희소식만으로 가득했던 건 아니다. LPGA투어에서 뛰는 ‘K자매’들의 자존심이 흔들린 한 해였다. 지난 6년간 LPGA투어 최다승 국가였던 한국은 올해 7승을 합작하는 데 그쳐 미국(8승)에 1위를 내줬다. 5대 메이저대회에서도 무관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5) 올림픽 ‘노메달’ 부진

금메달을 기대했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부진도 아쉬웠다. 한국 남자골프 대표팀은 임성재(23)와 김시우(26), 여자 골프대표팀은 고진영과 박인비, 김세영, 김효주(26) 등 ‘어벤저스’ 선수단을 꾸려 참가했으나 ‘노메달’에 그쳤다.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기대한 임성재는 공동 22위를 기록했다. 메달 획득이 더 유력했던 여자부에선 고진영과 김세영이 공동 9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6) 박민지 돌풍…시즌 상금 신기록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선 박민지(23)의 돌풍이 거셌다. 박민지는 올 시즌 6승을 쓸어 담아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 상금왕, 다승왕, 특별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총상금 15억2137만원을 모아 K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15억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남겼다.


(7) 최경주, 한국인 첫 챔피언스투어 우승

‘탱크’ 최경주(51)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스(시니어) 투어에서 한국인 첫 우승을 수확했다. 그는 9월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쳐 우승했다. PGA투어 한국인 첫 우승(2002년 컴팩 클래식)에 이어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나온 첫 한국인 우승 기록까지 세웠다.

(8) 필 미컬슨, 최고령 메이저 챔피언

최경주와 동갑인 미컬슨은 만 50세11개월의 나이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미컬슨은 5월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했다. 53년 묵은 메이저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줄리어스 보로스(미국)의 48세4개월이었다.

(9) 마쓰야마, 亞 선수 첫 마스터스 제패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첫 아시아 우승자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29). 그는 4월 마스터스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그린재킷을 입었다. 메이저대회를 통틀어선 2009년 PGA 챔피언십의 양용은(49)에 이어 아시아 선수가 기록한 두 번째 우승이다.

(10) 돌아온 천재들

왕년의 골프 천재들의 부활도 볼거리였다. 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28·미국)는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4년간의 우승 가뭄에서 벗어났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는 4월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3년 만에 우승했다. 김효주는 5월 HSBC 월드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5년 만에 투어 통산 4승째를 신고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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